07.04.06 11:25 [게임메카 나민우 기자]


차세대 운영체제 시스템으로 불리는 ‘윈도우 비스타’가 정식 발매된지 약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윈도우 비스타’는 다이렉트X 10, XNA 등 강력한 게임 지원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윈도우 비스타 출시와 함께 혁신적인 게임 개발툴로 소개됐던 XNA는 국내외 게임 개발자들의 초유의 관심사로 떠 올랐다.

MS가 소개한 XNA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개발의 편의성이다. XNA의 핵심기능은 ‘누구나 쉽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개발툴’이다. 즉, 게임 개발의 편의성 향상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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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게임 개발 비용 절감이다. 일반적으로 Xbox360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선 전용 개발도구인 ‘Xbox개발키트’가 필요한데, 이 개발키트의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1천 만원 이상이다.

하지만 XNA는 1년에 99달러(약 9만 5천원)만 지불하면 바로 사용 가능하다.

또 앞서 언급한 게임 개발의 편의성 향상은 개임 개발 기간을 단축시키고, 그만큼 게임 개발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XNA는 아마추어 개발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쉽게 게임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는게임 UCC(User Create Contents)는 물론 새로운 게임 장르 개척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이다. 실 예로 한 때 국민 FPS게임으로 불렸던 ‘카운터 스트라이크’는 스웨덴의 한 아마추어 개발자가 벨브소프트의 ‘하프 라이프’를 이용해 만들어낸 일종의 UCC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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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XNA가 게임개발 환경에게 장미빛 미래를 안겨줄 것인가?

게임 프로그래머들 사이에선 “더 두고 봐야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들은 XNA는 누구나 쉽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개방적인 개발툴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매 주 토요일 정기적으로 열리는 20~30명 규모의 게임 개발자 스터디그룹 ‘데브루키’의 맴버들을 찾아가 XNA에 대한 평가를 들어보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XNA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브루키’ 맴버 박민근 씨는 “XNA는 우리에게 알려진 것만큼 쉽게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툴이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XNA에선 현재 보편적으로 쓰이는 개발언어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큰 단점이다.”라고 밝혔다. 즉,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XNA에서는 씨샵(C#)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는데, 이 언어는 기존 개발언어들에 비해 배우기 쉬운 것이 사실이지만, 게임 프로그래밍에 있어 C#은 기존 개발언어들보다 처리속도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거의 사용되지 않는 언어”라면서 “그런 언어를 이제 와서 XNA로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는 것은 전문 개발자에게나, 아마추어에게나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맴버 김효광 씨는 “XNA가 출시되기 전까진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 큰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했던 ‘누구나 쉽게’와는 거리가 있었다. 현재에 와서는 전문인들은 물론 아마추어들 사이에서 조차 외면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XNA의 Xbox360게임 개발성능에 대해서 “물론 Xbox360게임을 기존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기존 툴에 비해 성능과 편의성 중 어느 것 하나 뛰어난 부분이 없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굳이 XNA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개발 프로그래밍 툴 종류에 한 가지가 더 추가됐다’는 정도”라고 밝혔다.

현재 게임 프로그래머들이 숙지하고 있는 언어가 아닌, 거의 사용되지 않던 언어를 기반으로 게임을 제작해야 하는 XNA의 개발환경은 실용성이 떨어질뿐더러, Xbox360게임 개발성능면에서도 기존 개발키트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다.

UCC의 지평을 열었던 ‘유투브’의 핵심 전략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였다. MS도 XNA를 통해 Xbox360 UCC 게임 활성화를 도모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실제 게임 개발자들은 XNA의 실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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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혁신적인 언어로 평가받는 ‘자바(Java)’가 처음 등장했을 때, 대학생들은 물론 전문 프로그래머에서부터 심지어 관련학과 대학교수들까지 앞다투어 자바 교육학원으로 향했다. 그만큼 자바는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인 C/C++보다 쉽고 간편할 뿐만 아니라, 웹 프로그래밍으로까지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XNA가 앞으로 미래를 주도할 게임 개발툴로 거듭나기 위해선 자바처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개발툴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Posted by B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