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Engine/IR Trend2007. 8. 17. 14:34

◆ 초고액 연봉 앞세워 ‘모여라, 엘리트’
IT업계의 황제로 등극한 구글이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브레인들을 싹쓸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리콘밸리에는 모처럼 스카우트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인재를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 기업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올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무려 1,989명의 인재를 새로 채용했다고 보도했다. 휴일을 제외하면 하루에 10명씩 새로운 사람을 채용한 셈이다. 이로써 지난 8월 기업공개 당시 2,600명이던 구글의 직원은 지난해 말 3,000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 9월 말에는 4,989명으로 불어났다.

구글이 최근 새로 영입한 브레인들은 실리콘밸리에서도 ‘최고 중의 최고’로 꼽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BEA시스템의 애덤 보스워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카이푸 리, 이베이의 루이스미니어, MCI의 인터넷 창립자로 거론되는 빈톤 서프 등 내로라하는 전문가들이 최근 구글에 새 둥지를 틀었다.

구글은 관련 분야의 핵심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독특한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자체 부서는 물론 300여명의 프리랜서들을 활용해 소프트웨어 공학 업계의 인재들의 상호 연결망을 작동시키고 있다. 능력과 함께 업계에서의 평가를 중시하고 핵심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들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알란 유스체이스 구글 부사장은 “한 클래스의 엔지니어링 졸업생들을 얻기보다는 한 명의 특별한 기술자를 채용하겠다”고 말해 인재에 대해 회사가 얼마나 큰 비중을 두고 있는지를 내비쳤다.

구글이 이처럼 무차별적으로 인재를 싹쓸이함에 따라 MS 등은 인재 지키기에 비상이 걸렸다. MS는 구글에 뺏긴 카이푸 리 전 부사장과 구글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다. 이베이는 최근 구글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던 안세름 바이어드스미스를 뺏기지 않기 위해 엄청난 연봉 지급을 약속해야 했다. 이베이의 하니 더지 대변인은 “올 들어서만 구글로 이동한 인력이 10~20명은 될 것”이라며 “구글은 실리콘밸리의 인재 블랙홀”이라고 평가했다.

전세계 우수인재를 싹쓸이하고 있는 구글의 직원 관리법은 다른 업체들과는 사뭇 다르다. 최근 폭발적인 실적 성장을 기반으로 높은 연봉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인터넷 황제주’란 별명에 걸맞게 직원복지도 상상을 초월한다. 직원들을 왕으로 대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이 IBM 등 기존 IT기업들과 같은 ‘실적주의’ 기업문화를 쌓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적에 따라 매년 연봉의 25~30%가 넘는 보너스를 제공하고 퇴직연금제를 채택하는 등 기존 대기업들과 유사한 인센티브 및 보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은 ‘사악해지지 말자’(Dont’t Be Evil)는 경영방침처럼 직장을 단순히 실적과 이윤만을 중시하는 곳이 아닌 인생에 있어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특별한 장소’로 만들어 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구글의 복지제도는 다른 ‘부자 기업’에서도 찾아보기 드문 것”이라며 “90년대 말 최고 IT 호황기 때 신생기업들이 우수인재 모집을 위해 제공했던 수준을 능가한다”고 평가했다.

구글 직원들은 ‘구글 플렉스’라 불리는 본사 건물에서 회사 전담 요리사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모든 음식들을 공짜로 먹을 수 있다. “잘 먹어야 일도 잘한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직원들을 잘 먹이려면 식단 역시 세계화해야 한다”는 게 회사측의 생각이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구내식당 식단을 다양화하고 질을 높이기 위해 최고요리사를 영입하는 등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의 전문인력 2명 중 1명은 해외이민자이며, 전체 직원 3명 중 1명 이상이 아시아 출신이다. 구글도 예외가 아니다. 5,000명에 육박하는 직원 중 대다수가 해외파 출신이다.

구글은 지난해 구내식당 예산으로만 620만달러(약 62억원)를 썼다. 100명이 넘는 요리사들이 매일 1만달러어치 음식을 만들어 직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노르웨이식 연어 훈제요리, 태국식 소고기 수프, 일본식 찜밥과 아프리카 요리 등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

구글 인력개발팀의 스테이시 설리번은 “입맛에 맞는 음식을 걱정 없이 먹으면서 직원들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능률이 크게 오르고 있어 회사로서 투자한 것보다 더 큰 것을 얻은 셈”이라고 강조했다. 직원들의 호응도는 대단하다. 홍콩 출신의 구글 직원인 샘 풍은 “미국에 와서 먹은 중국음식 중 가장 맛있다”며 “정말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실제로 식단을 다양화한 후 구글 직원들의 평균 몸무게가 5㎏ 정도나 늘어나는 거짓말 같은 현상까지 벌어졌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구글은 구내식당뿐 아니라 직원들을 위해 섬세한 부분까지 사원복지를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구글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12주간의 육아휴가를 보장한다. 육아휴가 기간에는 전체 임금의 75%를 지급한다. 직원이 아이를 낳으면 가족 전체를 위해 최대 500달러어치의 식사 쿠폰을 선물로 준다.

구글 직원들은 출퇴근시 무선인터넷이 연결돼 있는 고급 셔틀버스로 편안하게 일터를 오간다. 또한 자녀 육아시설은 물론 병원, 세탁소, 헬스클럽, 야구장, 배구장 등 모든 첨단 편의시설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눈에 띄는 또 다른 혜택은 구글 엔지니어 모두에게 자기계발을 위해 일정시간을 보장해 준다는 점이다. 엔지니어들은 전체 업무시간의 20%를 회사 일이 아닌 자신만의 혁신적인 계발작업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영업 부사장인 쇼나 브라운은 구글의 고용철학을 이렇게 표현한다. “이봐, 친구. 우리가 하고 있는 정말 재미있는 일을 같이해 보자고. 우리는 지금 세계를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야.”

구글은 직원들의 소속감을 높이기 위해 스톡옵션과 ‘창립자의 상’ 등을 수여하고 있다. 매출이 100% 가량 급증하고 순이익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구글의 주식은 올 들어 현재까지 두 배 이상 폭등했다. 구글의 주식을 보유한 대다수의 직원들은 당연히 회사의 성장을 자기 일처럼 기뻐한다. 구글 직원 중 1,000명 가량은 이미 백만장자 대열에 올라 있다고 업계에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지금이야 잘 나가고 있다지만 만약 구글의 성장이 둔화되거나 갑자기 쇠퇴한다면 엄청난 복지수준을 유지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구글 경영진은 최악의 경우 신규 고용 속도를 줄이면 된다고 일축한다. 구글측은 “어떤 일이 생겨도 직원들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직원들을 착취하는 것은 기업이 하강하는 소용돌이로 들어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구글은 한국 내 IT 인력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구글은 채용 블로그(googlekoreablog.blogspot.com)를 통해 미국 캘리포니아의 마운틴뷰, 뉴욕 등에서 한글검색 서비스를 비롯한 차세대 검색엔진 개발에 참여할 한국인 개발자를 찾고 있는 중이다.

국내 인터넷 업체들은 구글의 개발자 채용이 지난 11월 한글로 된 개인화 서비스인 ‘나만의 구글 홈페이지’를 선보이면서 시작된 공격적인 행보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도서와 쇼핑정보 검색 등으로 영역을 급격히 확대하는 구글이 한국 내에서 해당 서비스를 한글화하려면 한글 환경에 익숙한 수십 명의 한국인 개발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한국이 시장 규모는 작지만 인터넷 환경이 발달한 만큼 세계시장을 겨냥한 구글의 신규 서비스 시험대와 아시아시장 확대의 교두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이에 따라 국내 인터넷 검색업계에 개발자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은 물론이다. NHN, 엠파스, 야후코리아 등 인터넷 검색업체들은 구글의 인력채용에 맞서 내부인력 단속을 강화하고 신규 채용을 늘리고 있다.


Posted by BAGE